야구의 격언(?) 중에 "빠른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타격과 투구에서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릴 수 있어도, 도루 혹은 주루는 부상이 없는 한 거의 일정한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슬럼프라는 것은 주로 심리적은 문제에서 오는데, 스피드는 심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당일의 신체 컨디션에 따라 일정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것 또한 타격이나 투구에 비해서는 변동량이 적다. 대도(大盜) 선수들이 매해 도루 개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루율만 확보하면 된다. 다른 것에서 슬럼프에 빠지면 출루율도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지만.

빠른 발에는 슬럼프가 없듯이, 가장 단순하지만 기본이 되는 일에는 슬럼프가 찾아오지 않는다. 하던 공부는 잘 되지 않고, 심리적으로 쫓기니 더 집중이 안 되고, 예전만큼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마음이 심란할 때는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일(공부)을 찾아야 한다.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일보다는 단순하지만 확실하게 결과가 나오는 일들을 하며 슬럼프에 빠진 시간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해도 되는 일이 없다고 모든 일에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 독서에는 슬럼프가 없으며, 공부 내용 정리에도 슬럼프는 없다. 외국어 공부에도 슬럼프는 없다. 단순하지만 필요한 기본적인 공부를 멈추지 않고 한다면, 슬럼프를 탈출했을 때 도움이 되며, 슬럼프 자체를 탈출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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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4연승의 비결은 어디서 찾아야 될까. 홍성흔이 빠지면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손아섭이 지금까지는 홍성흔의 공백을 완벽히 매워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실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수비가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경기도 롯데는 실책이 없었고, 두산은 실책으로 자멸했다. 심하게 말해 선수 두 명이 경기를 말아먹은 꼴이 됐다. 거기에 전준우의 스타급 홈런!

이원석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1루수 자리를 나눠서 맡았다. 8회에 오재원을 1루로 보내면서 수비를 강화하려고 했지만, 자멸수가 되버렸다. 이원석의 공백과 홍성흔의 공백 중 어디가 더 클까. 당연히 홍성흔이다. 그러나 롯데는 홍성흔이 빠지면서 수비는 오히려 안정을 찾아갔다. 이대호가 수비에서 빠지면서 손아섭이 좌익수, 김주찬이 1루수, 그리고 황재균과 문규현이 붙박이가 되었고, 수비는 시즌 막판에 (드디어!) 안정을 찾았다.
 
황재균의 타격이 살아나고, 손아섭은 다시 감을 찾은 것 같고, 전준우는 역시 스타가 될 떡잎이 보이고, 4강 살얼음판을 하루하루 해결사가 바뀌며 걸어가고 있다. 수비를 지금처럼 해주면서 대주자가 자꾸만 주루사를 당하는 것만 고치면 더욱 짜임새를 갖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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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롯데의 타선은 정말 최강이지만, 경기 내용은 타선이 폭발할 때를 제외하고는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선수 개개인의 타격 능력은 좋지만 수비가 불안하고, 주루가 미숙하고, 작전은 실패하는 짜임새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팀이었다. 그런데 오늘 8월 17일, 김수완의 완봉승 경기는 정말 완벽한 롯데를 보는 것 같았다. 수비는 불안하지 않았고, 타격도 필요할 때 터져줬다. 작전도 성공적이었다. 무언가 정갈한 경기. 홍성흔이 빠진 것이 자이언츠 선수들을 뭉치게 만들었을 것이다. 특히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수비가 든든하다. 강한 팀이란 밸런스가 맞는 팀이다. 오늘 롯데는 올시즌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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