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화론'이라고 통칭하는 여러 유사한 사상의 공통된 특징은 모든 기득권에 대한 가장 원론적이고 포괄적인 합리화였으며, 그 합리화가 '구시대적' 종교가 아니라 '진보적' 과학의 권위를 등에 업고 있었던 만큼 때로는 기득권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까지도 포획할 수 있는 힘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사이비 학문이 '과학'이라는 이름을 내세울 때, 즉 그럴듯하게 포장되었을 때 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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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port는 다음과 같이 사회심리학을 정의한다.

"다른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타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나, 상상이나 상징으로 타인이 존재하여 개인의 생각, 감정 및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학문이다."(한덕웅 공저, 사회심리학)

그러므로 사회심리학의 범위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다. 가상의 캐릭터들을 만나는 인터넷 공간도 사회심리학의 영역이고 죽은 사람을 떠올리며 특정행위나 생각을 한다면 그 또한 사회심리학의 영역이다. 대부분의 심리과정이 타인과의 관계를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심리학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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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피적으로는 상전벽해라 하더라도 1950년대 안호상의 괴벨스식 수사, 유신시대 '궐기대회' 때의 연설, 88올림픽 때의 방송 내용, 2002년 월드컵 시기의 신문 사설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강력한 코드는 분명히 있다. '세계는 전장, 우리는 세계적 사투에서 뭉쳐야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부대, 이 부대 안에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도 병졸에서 장교까지 빨리 승진하는 것이 개인적 인생 투쟁의 목적'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집단과 개인생활의 전 과정을 규정하는 이 이데올로기의 압축적 표현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열심히', '빨리빨리', '하면 된다', '죽기 살기로'가 이 '인생철학'의 주된 키워드지만, 집단의 차원에서는 무엇보다 사활을 건 경쟁에 휘말린 '우리'에 대한 충성이 요구된다. (44p)

한국에서 일상은 전투요 높은 계급을 오르거나 현재의 계급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이다. 정지 단추가 없는 트레드밀처럼 우리는 그 위를 끊임없이 달리도록 요구받는다. 배틀로얄이라는 개인전 위에 상위 투쟁이 존재하며 그 투쟁을 위해서는 배틀로얄을 잠시 멈추고 힘을 합칠 것도 요구받는다. 그렇게 여러 계층의 경쟁 속에서 '죽기 살기로' '하면 될 때'까지 달려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언젠가 끝이 나지만, 이 경쟁은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한국에서는 '인생은 짧고 경쟁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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