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에드워드 권 외
출판사: 북하우스

또 낚였다. 너무 많은 사람이 저자로 있는 책은 주제에 상관없이 얕다. 읽은 시간이 아까워 그래도 메모해 둔 것을 적는다.


1.
열 가지 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 가장 행복한 순간 열가지, 가장 하기 싫은 일 열 가지, 올해 지키고 싶은 약속 열 가지, 들이고 싶지 않은 습관 열 가지 -32~35쪽, 송호창

2.
다른 사람의 매력을 발견하는 눈을 가졌나요? -40쪽, 송호창

3.
"말을 해줄 수는 있는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끼어들지 마. 시선을 돌려서도 안 돼. 초조한 표정도 짓지 마.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난 바로 일어나서 나가버릴 거야. 내가 말을 하는 동안, 넌 그냥 숨만 쉬어.
 처음엔 좋았지. 호감 가는 인상도 유머도 있고. 뭐든 척척 잘해내고 자신감 넘치고. 내 남자친구는 이런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싶은 사람이야, 너는. 그런데 이상하지. 너와 함께 있으면, 내가 몹시 시시한 사람 같아져. 특별한 것도 없고 의미도 없고 그저 너한테 붙어 있는 액세서리 같은 기분? 그래서 이유를 생각해봤어. 내 결론은 넌 나에게 전혀 집중하지 않는다는 거야. 너에겐 다른 사람을 관찰하려는 의지가 없어. 타인의 기분, 느낌, 생각 같은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해. 나는 가끔 네가 텔레비전 속의 살마 아니면 단단한 벽처럼 여겨져. 소통할 수가 없는 거야. 나를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을 이유가 없잖아. 차라리 나무와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쪽이 낫지. 일너 말도 넣나테는 안 들리겠지만, 그동안 쌓은 정을 봐서 말해주는 거야."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그림이든, 마음에 드는 걸 한 장 골라. 시간이 날 때마다 그걸 들여다봐. 빛을 보고 색깔을 보고 구도를 보고 느낌을 봐. 선을 보고 면을 보고 여백을 봐. 그림이 마음을 열 때까지 귀를 기울여.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어. 눈을 감고 그 그림의 세밀한 부분까지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오랜 시간을 들여서 봐야 해. 그 일에 익숙해지면, 그때 누군가를 만나도록 해. 부분을 기억하고 전체를 이해하는 것, 그게 소통이라는 거야."
-147~149쪽, 황경신

4.
소수를 타깃으로 한 만화가 우연히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면, 내가 이렇게 감이 떨어지나 자책했을지도 몰라요. 혹은 대중들에게 친절한 만화를 그리지 않았는데 사랑해주네, 인생 참 쉽다고 생각했겠죠. 난 계획대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불행하지 않았어요. 자기가 계획하거나 의도되지 않은 결과에 대해 누군가에게 부러움을 사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아무리 긍정적인 결과를 준다고 해도, 의도되지 않았다면 자기 것은 아니죠. 그런 게 오래갈 리도 없고요. -160쪽, 강도하

5.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살마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는 어려운 점들도 많이 있지만,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모두들 당연하게 여기고 다시 돌아보지 않는 것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질문을 던질 수 있따는 점이다. 그러다보면 근본적인 면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335쪽,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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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

현실은 말놀이 2011. 5. 2. 20:33

로또 번호 뽑듯 툭툭 뱉어내는 무작위한 말들이 시가 될 확률은 로또보다 낮겠지.
노래는 놀애는 놀 애는 날고
바람에 부닥치는 부대끼는 부딪는 부서지는 부림에
검은 안경에 마른 안경에 꼬른 안경에 비친 상은 결국 눈에서 머물다 스러진다. 옴짝달싹 못하고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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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착제 - 채호기

2011. 4. 12. 05:27
접착제

어떤 생각은 도저히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생각은 귀 같다. 가끔 거울을 볼 때, 낯설은
이물 같은, 그러나 얼굴과
뗄 수 없이 한 덩어리인 귀.

어떤 생각은 빠르고 귀찮은 애완동물인데,
어떤 생각은 갯바위에 붙은 따개비,
머리에서 꼼짝 않고 떨어지지 않는다.

나와 생각을 단단하게 붙이는 접착제는 뭘까?
생각하면, 생각은 점점 커지고 무거워질 뿐
생각은 내 몸과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생각은 생각을 먹고 자라고
어떤 생각은 제자리에 붙어서도 수천 리를 갔다 온다.
하지만 끝까지 생각은 꼼짝 않고 붙어 있다.
생각은 혹이나 티눈 같아서
내 몸 같지만 내 몸이 아니다.
어떤 생각은 어떤 생각을 절대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접착제다.

칼로 썰거나 발로 짓밟아도
생각은 줄어들지 않고 내 몸만 아프다.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는 다짐도 생각.

다른 생각과 경쟁하고 다투고 맹렬해지는
생각은 한 번도 생각 밖의 세계를 생각하지 못하고
몸 밖의 전체를 조망하지 못한다.

생각이 기생하는 몸은 감각이 무뎌진다.
허나, 이것도 생각이다.

-채호기, <손가락이 뜨겁다>, 문학과지성사



생각을 말한다. 떨어지지 않는,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쓸어가는 생각.
그 생각을 피하기 위해 쌓아놓은 모래성은 어김없이 파도 한번에 부서지고 만다. 생각을 피하게 해 줄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도 다 한 패이기에. 허나, 이 생각도 한 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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