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가 고장난 심해어처럼, 나는 멍한 상태로 침대에 걸터앉는다. 


-박민규, <지구영웅전설>, 7페이지



안녕하세요, 슈퍼맨.

바나나맨입니다. 감짝 놀라셨죠? 에 플루리부스 우눔, 바로 저랍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아니, 건강하신지요. 아니 물론, 당신이 아프거나 못 지냈을 리 만무하지만, 아무튼 저는 그렇게 묻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도무지 어떤 안부도 지구 최강의 사나이와는 어울리지 않아, 이미 서두에서부터 진땀을 흘리는 중입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안부란 것은, 약하고 평범한 인간들끼리 주고받는 일종의 위로가 아닐까, 란 생각이, 당신께 보내는 편지를 시작하면서 강하게 드는 새벽입니다. 


-박민규, <지구영웅전설>, 55페이지


Posted by 소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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