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가장 직접적인 적은 내가 사이비 지식인이라고 부르고자 하는 자, 니장이 집 지키는 개라고 명명했던 자, 즉 지배계급의 사주를 받아 자칭 엄격한 논중을 통해 특수주의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려 드는 자입니다. (중략) 사이비 지식인이 무엇보다도 돈에 팔려서 그런 짓을 한다고 상상한다면 그것은 너무도 단순한 상상일 것입니다. (중략) 상부구조의 몇몇 하위 관리들은 그들의 이익이 지배계급의 이익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며 또 오로지 이 점만을 느끼고자 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달리 말해 그들은 인간의 소외에 대해서는 고려할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지금 소외되어 있거나 또는 아픙로 소외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들은 오로지 관리가 갖는 권력 (물론 그들이 곧 이 권력이기도 합니다)만을 고려하길 원합니다. 그들 또한 처음에는 지식인의 태도를 취하며 지식인과 마찬가지로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에 이의를 제기해봅니다. 하지만 제풀에 지쳐 사그라져버리는 그들의 이런 행위는 결과적으로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는 그 어떤 이의 제기에도 끄떡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고 마는, 구성된 기만적 이의 제기에 불과합니다. 달리 말해 사이비 지식인은 진정한 지식인처럼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아니다, 하지만...." 또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라고 즐겨 말합니다.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이학사, 71 페이지 



한국에는 사이비 지식이들이 무척 많다.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도덕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면서 현실적이다는 우월성까지 획득한다.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하는 자들은 사이비다. 만약 그들이 "나도 안다."라는 말까지 덧붙인다면. 

 
Posted by 소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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