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저녁


보고 싶어도 참는 것
손 내밀고 싶어도
그저 손으로 손가락들을 만지작이고 있는 것
그런 게 바위도 되고
바위 밑의 꽃도 되고 난도 되고 하는 걸까?
아니면 웅덩이가 되어서
지나는 구름 같은 걸 둘둘 말아
가슴에 넣어두는 걸까?

빠져나갈 자리 마땅찮은 구름떼 바쁜
새로 생긴 저녁


-장석남,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보고 싶어도 참아야 생명이 자라나고
만지고 싶은 걸 참아야 아프지 않는.
지나는 구름 둘둘 말아 어디에다 풀어내려고
누구 맛보게 해주려고.
참고 참아 저 구름이 자라나고
비가 뜯겨나가도 아프지 않게 하련다
아니 그 아픔을 그냥 지켜 보련다.
Posted by 소리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