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시베리아 영하 50도
오줌발 얼어 부서졌다
이런 곳도 돌아가고 싶은 누구의 고향이었다
(중략)
동네 가게에서는 부디 없는 것 찾지 마라
두부 있지요 두부 한모 주세요
진로 한병 주세요
(후략)
-고은, '작은 노래' 부분, <두고 온 시>, 창작과비평사
실제 영하 50도의 마을엔 사람이 산다. 호수로 물을 뿌리면 얼고
어쩌다 영하 10도 쯤 되면 따뜻한 날씨라 산책을 나가는 동네
그 곳도 누군가의 고향이고 누군가의 태초의 기억이고 누군가의 아련한 꿈이다.
조그만 구멍가게를 할 때 나는 학교에서 돌아와 집으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남녀 둘이 구멍가게에 들어가려다 나오며 하는 말, 뭐야 슈퍼가 아니잖아. 슈퍼 간판을 보고 찾아왔지만 구멍가게임에 실망하고 나가는 눈치다. 그게 그때는 왜 그렇게 서럽던지. 동네 가게에서 안 파는 물건 찾지 마라. 그 동네에 갔으면 그 동네에서 필요한 것만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