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은 손이 다섯" - 장석남
소리끝
2011. 6. 11. 18:29
봄은 손이 다섯
봄은 손이 여럿
그중 하나를 붙잡고 나서면
강물은 온다
강물에 봄 산은 꽃까지도 안고 떠밀려 온다
봄 강물 위에 뜬 것
열넷 계집애 신학기의 웃음소리나
그 웃음 기슭의 오랑캐꽃
돌멩이에 발부리 채여 발등에 돋는 환한 꽃들도 모두
내 것이야 내 것일 뿐이야
내 것 아닌 것 하나도 없을 대가 되어
여럿의 봄 손길 중 하나를 붙잡고서 나는
속엣것 다 내꽃으며 섰는 꽃나무이고
또 꽃나무이고
-장석남,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봄은 손이 여럿
그중 하나를 붙잡고 나서면
강물은 온다
강물에 봄 산은 꽃까지도 안고 떠밀려 온다
봄 강물 위에 뜬 것
열넷 계집애 신학기의 웃음소리나
그 웃음 기슭의 오랑캐꽃
돌멩이에 발부리 채여 발등에 돋는 환한 꽃들도 모두
내 것이야 내 것일 뿐이야
내 것 아닌 것 하나도 없을 대가 되어
여럿의 봄 손길 중 하나를 붙잡고서 나는
속엣것 다 내꽃으며 섰는 꽃나무이고
또 꽃나무이고
-장석남,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봄을 잡으려 손을 내밀었지만 봄은 말없이 손을 흔들고 떠났다.
어떤 것도 내 것 같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