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열패의 신화>(박노자) 메모 1

소리끝 2011. 1. 17. 00:49
주변부 권위주의 국가의 지배층들은 대개 구호들을 내걸지만 그 추상적인 구호들을 구체화시키지 않는다. '법과 질서', '개발의 필요성' 등의 이야기가 난무하지만 그것이 누구의 법이냐, 누구의 질서냐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없다. 주변부 자본주의적 사회에서 지배자들의 세계관은 논리적으로 일관되게 보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지배자들이 피지배자들을 '몽매한 자'로 생각하여 근대적인 매체의 기술적, 심리전적 가능성을 이용하여 여론을 조작할 뿐이다.


그렇기에 박노자의 말대로 '억압적 집단주의(파시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찬양이 박정희 시절 공존할 수 있었다. 그들은 피지배자 층들이 듣기 좋은 말은 하지만 비판할 수는 없게 막아버렸다. 일부의 민중들은 박정희의 꾀에 넘어가 여전히 '자유민주주의'를 앵무새처럼 외치지만 그것이 진정 의미하는 바는 알지 못했다. 어찍 억압적인 파시즘을 시행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고 세뇌를 시켰을까. 그들이 한 쪽 편의 모순이라면, 다른 한 쪽 편엔 민족주의와 좌파라는 또하나의 모순된 집단이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들은 좌파는 아니고 민족주의자들이며 그들 또한 일관되지 않은 체계 속에 종북이 좌파의 길이라 설파한다. 이들 두 모순된 집단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박노자 말의 핵심은 전체 위에 군림해야했던 주변부 권위주의 국가는 필연적으로 모순된 지배 이데올로기 위에 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